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폰 꺼놓고 하루 살았더니… 블로그 방문자 0명, 감정 대폭발함

by 혜택연구가 옥쌤 2025. 4. 24.

 

열심히 글을 올렸는데, 아무도 안 봤다.
내가 안 본 것도 아니고, 아무도.
이게 웃긴 건지 슬픈 건지 잘 모르겠는데, 아무튼 그래서 이 글을 쓴다.

 

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

이 글을 왜 쓰게 됐냐고 묻는다면, 대답은 좀 씁쓸하다.
오늘 내 블로그 방문자 수가 0이었다.
진짜 ‘0’명. 한 명도 아니고, 0.
어제 꽤 공들여서 미니멀 하우스 체험기를 올렸는데, 아무도 안 본 거다.


처음엔 "버그인가?" 했고, 다음엔 "아무도 안 본 건가?" 하고, 마지막엔 "그래, 나만 이런 건 아니겠지…"라는

이상한 위로를 하게 됐다. 그 와중에 문득 생각났다.
어제는 폰을 꺼두고 하루를 보낸 날이기도 했다.
블로그 확인도 안 했고, 인스타도 안 했고, 유튜브도 안 켰다.


그냥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살아보자는 실험을 한 건데 결과적으로는 "아무도 없는 나만의 세계에서, 정말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된 날"이 돼버린 셈이다. 이런 날엔, 그냥 속에 담아두기보다 털어놓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그래서 이 글을 쓴다.


오늘의 이 ‘0’이라는 숫자에 대한 내 감정, 그리고 그 숫자와 함께한 하루의 이야기.

 

 

폰 꺼놓고 하루 살았더니… 블로그 방문자 0명, 감정 대폭발함
폰 꺼놓고 하루 살았더니… 블로그 방문자 0명, 감정 대폭발함

 

디지털 디톡스, 해보자고 쉽게 말했지만

사실 며칠 전부터 디지털 디톡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.
자꾸만 휴대폰을 들여다보고, 누가 내 글을 봤는지 확인하고, DM은 왜 안 오는지 궁금해하고, 댓글에 지나치게 예민해지고…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인가?

 

노마드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‘자유롭게 살고 싶어서’였는데, 정작 난 폰의 노예가 된 것 같았다.

 

그래서 어제 아침, 눈을 뜨자마자 폰 전원을 껐다.
이건 나에게 꽤 큰 도전이었다. 알람 없이 깨야 했고, 아침 루틴 앱도 못 쓰고, 평소 하던 스트레칭 유튜브 영상도 못 틀었다.

 

처음엔 좀 답답했다.
시간 감각도 없고, 뭔가 손에 쥐고 있지 않으면 허전했다.
하지만 그 공허함이 지나가자 아주 잠깐이지만 평온함이 찾아왔다.

“아, 진짜 지금 이 순간에 있는 느낌이다.”

그날은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고, 산책도 오래 했고, 노트에 글도 썼다.
기록이 아니라 그냥 생각을 끄적이는 식으로.


평소보다 느릿했지만, 마음은 좀 더 단단했던 하루.

 

 

다시 켠 폰, 숫자 ‘0’ 그리고 나

하루를 그렇게 보낸 뒤, 밤 9시쯤 폰을 다시 켰다.
온갖 알림들이 몰려왔다.
그중 하나는 블로그 알림이었다. ‘어제 글, 반응 어땠을까?’ 하는 기대감이 살짝 올라왔다.

 

그리고 봤다.
0명.


어제 쓴 그 정성 가득한 글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.

처음엔 좀 민망했고, 다음엔 허무했다.


"나는 누구를 위해 쓰고 있는 걸까?"
"계속 써도 되는 걸까?"
"내가 좋아서 한다지만, 누군가 봐줘야 가치가 생기는 건 아닐까?"

그 질문들이 머리를 맴돌았다.


하지만 곧 또 다른 질문이 스쳤다.
"어제 폰 없이 보낸 그 하루는, 누가 봐주지 않아도 가치 있었잖아?"

그 하루는 내가 나한테 집중했던 시간이었다.
폰 없이 세상과 단절된 채, 나한테만 귀 기울였던 시간.
그걸 글로 남긴다. 아무도 보지 않아도.
그게 글쓰기고, 그게 기록이고, 그게 나의 방식이니까.

 

 

 

지금 이 글도 누가 볼지 모른다. 하지만 어쩌면, 나처럼 방문자 ‘0’을 받아본 사람에게 닿을 수도 있을 것 같다.
혹은 폰 없이 하루 살아보는 게 궁금한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힌트가 될 수도 있고.

 

결국, 나는 기록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.
보여지기 위해서가 아니라,
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