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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마드 이후, 나에게 남은 것

by 옥힁 2025. 4. 22.

 

한 도시에서 또 다른 도시로,

낯선 이들과 인연을 맺고 다시 홀로의 시간을 지나온 여정.
‘디지털 노마드’라는 삶은 그저 멋진 풍경 속에서 일하고 여행하는 것 이상의 것이었다.
이제는 잠시 멈춰 서서, 그 길 위에서 나에게 남은 것들을 조용히 돌아보려 한다.

 

 

노마드 이후, 나에게 남은 것
노마드 이후, 나에게 남은 것

 

자유의 무게, 그리고 선택의 용기

사람들은 노마드를 ‘자유로운 삶’이라 말하지만, 나는 이제 안다.
그 자유는 ‘선택’이라는 책임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.

어디서 일할지, 어떤 삶을 살지, 누구와 시간을 보낼지—
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삶은 때때로 막막했고, 불안했고, 외로웠다.

 

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.
무언가 잘못됐을 때 남 탓하지 않게 되었고, 실패조차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.

여행지에서 길을 잃어도 결국 목적지에 도달했듯 삶도 그렇게 길을 찾아간다는 걸 배웠다.


자유는 도망이 아니라 ‘내 삶에 책임지는 연습’이란 걸 이제는 안다.

 

 

잃은 것과 얻은 것의 목록

노마드의 길 위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.
안정적인 월급, 오랜 친구들과의 일상, 고정된 주소. 함께 밥을 먹는 가족의 시간이 줄었고,
잠들기 전 스치는 ‘괜찮은 걸까?’ 하는 불안도 자주 찾아왔다.

 

하지만 그 모든 빈자리에 새롭게 채워진 것들이 있다.
예상치 못한 순간에 만난 사람들, 공유한 대화, 함께 웃은 기억들. 그리고 무엇보다 ‘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’가 남았다.

하루를 어떤 리듬으로 살아가는 게 나에게 맞는지, 어떤 일에 진심이 반응하는지,

무엇을 포기해도 나는 끝까지 붙잡을 것인지.

 

이런 것들은 사무실 안에선 알 수 없었다.

나는 더 많이 헤매고, 더 많이 느끼고, 조금은 더 진짜의 내가 되어 돌아왔다.

 

 

돌아올 곳이 생긴다는 것

많은 사람들이 묻는다. “그래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야?”
이제는 웃으며 답할 수 있다. “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이 생기면.”

 

노마드의 삶은 영원한 ‘떠남’이 아니라, 언젠가 ‘머무름’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여정이었다.
정착은 때로 두려웠지만 지금은 하나의 선택지로 느껴진다.

어디에 있어도 나다울 수 있다면,
그곳이 바로 내 집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.

 

그리고 지금 이 순간, 나는 조금 천천히 살기로 한다.
빠르게 도착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, 내가 걸어온 길이 ‘진짜 나의 속도’였는지니까.

 

 

 

디지털 노마드라는 이름 아래,

나는 수많은 낯선 것들과 마주했고 그 안에서 나를 다시 만나고, 조금씩 다듬어왔다.

노마드 이후에도, 삶은 계속된다.
방식은 바뀔 수 있지만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마음은 영원히 남는다.

그 마음만은, 어디를 가든 나와 함께일 것이다.


당신의 여정에도, 그런 순간들이 함께하길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