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행을 떠날 때마다 짐 싸는 건 늘 고민이다.
더군다나 디지털 노마드처럼 한 달 이상 머무를 도시가 계속 바뀌는 삶을 산다면 이 문제는 단순히 "뭘 챙길까?"의 수준이 아니다. 짐이 곧 나의 집이고, 내 일터이자 생존 도구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.
이번 글에서는 '짐 싸기 마스터 클래스'라는 이름에 걸맞게, 나와 다른 노마드들이 직접 실천하며 쌓아온 현실적이고 똑똑한 짐 싸기 노하우를 소개하려 한다. 진짜 필요한 짐만 챙겨도, 어디서든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줄게.
짐 싸기의 철학: 가볍게 살기 위한 마음가짐부터
디지털 노마드로 짐을 쌀 때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옷장도 아니고, 충전기도 아니다. 바로 마음이다.
많은 사람들이 짐을 쌀 때 "혹시 모르니까 이거 챙겨야지"라는 생각을 한다.
하지만 그런 마음이 반복되면 결국 백팩 하나로 여행하겠다는 계획은 무너진다. 대신, 이렇게 생각해보자.
“정말 필요한 것은 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다. 필요한 건 그때그때 채워도 늦지 않다.”
짐 싸기의 철학 3가지:
멀티 유즈(Multi-use): 하나로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한다.
경량 우선: 모든 물건의 무게와 부피를 고려하자. 가벼움이 곧 자유다.
자주 쓰는 것만: 1주일에 2번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은 안 가져간다.
디지털 노마드로 살다 보면 짐이 많을수록 이동이 피곤해지고 선택이 느려진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된다.
그러니 “필수만, 최소로”라는 원칙을 짐 싸기의 중심에 두자.
백팩 안의 모든 것: 최소한의 짐 리스트 공개
아래는 실제 나와 여러 노마드들이 사용하는 미니멀 짐 리스트다.
상황에 따라 약간 다를 수 있지만, 이 리스트 하나면 어디서든 한 달 이상 거뜬히 살아갈 수 있다.
🎒 옷 & 의류 (팁: 옷은 3일치면 충분하다. 나머지는 현지에서 세탁하거나 빨아서 입으면 된다. (압축팩 활용))
기능성 반팔 티셔츠 3장
얇은 긴팔 셔츠 1~2장
속옷 3~4세트 (빨리 마르는 재질 추천)
양말 3켤레
수영복 1벌 (필수다!)
바지 2벌 (하나는 편한 반바지, 하나는 외출용)
경량 패딩 or 후드 (기내에서 유용)
얇은 우비 또는 방풍 재킷
💻 전자기기 & 업무 장비 (팁: 무게가 가벼운 무선 마우스나 블루투스 키보드가 생산성을 높여준다.)
노트북 (13인치 이하, 가벼운 모델 추천)
멀티 충전기 & 어댑터
휴대용 보조배터리
이어폰 or 헤드셋
휴대폰 거치대 (영상 촬영 & 미팅 시 유용)
외장 SSD or 클라우드 스토리지 연결
🧼 개인 위생 & 잡화
다회용 칫솔/치약/비누 (고체형 추천)
여행용 수건 (작고 빠르게 마르는 재질)
작은 세탁 세제 & 빨래줄
텀블러 or 접이식 물병
미니 구급상자 (진통제, 밴드, 소독약 등)
휴대용 모기약 or 버물리
📄 필수 문서 & 기타
여권 / 국제운전면허증 / 백업 카드
비상용 현금(USD, EUR 등)
비자 관련 서류 사본
보험 정보 출력본
여행용 슬링백 (외출 시 사용)
프로 노마드들의 팩킹 꿀팁 & 스마트 아이템 추천
짐을 줄이는 데는 요령이 필요하다. 오래 노마드 생활을 하다 보면 나름의 '짐 줄이는 루틴'이 생긴다.
아래는 프로 노마드들이 즐겨 쓰는 팩킹 노하우와 스마트 아이템들이다.
✨ 팩킹 꿀팁
카테고리별로 포장하기: 옷, 전자기기, 세면도구 등으로 나눠 파우치에 정리
작은 것도 무게가 된다: 충전선, 어댑터, 보조배터리 등은 꼭 필요한 것만
의외로 부피 큰 건 피하기: 여행용 베개, 무거운 책 등은 과감히 제외
현지에서 사는 걸 고려하기: 샴푸, 로션 등은 작은 것만 챙기고 나머진 도착 후 구입
🔧 스마트 아이템 추천
에어로프레스 or 미니 드립세트: 커피를 사랑한다면 필수
초경량 블루투스 스피커: 혼자 있을 때 작은 음악이 공간을 채워준다
압축팩 or 큐브형 파우치: 공간을 최소화하고 정리력도 향상
멀티포트 충전기: 콘센트 하나로 모든 기기를 충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
Foldable Bag or Daypack: 마트, 짐 보관, 짧은 여행에 매우 유용
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간다는 것은 ‘어디에 있든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’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.
그리고 그 자신감은 결국 짐 싸기의 기술에서 출발한다.
너무 많은 짐은 내 자유를 무겁게 만든다. 짐이 가벼워질수록, 나의 삶도 가볍고 유연해진다.
최소한의 짐으로 떠나는 여행이야말로, 진짜 의미 있는 경험을 가득 채워줄 수 있는 여행이다.
이제 당신의 백팩을 정리할 차례다. 가볍게, 그리고 똑똑하게 떠나보자.
진짜 필요한 건, 사실 생각보다 많지 않을수도.